대한여한의사회와 함께한 서울시민 건강상담 활동
한의사의 역할은 진료실 안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돌아볼 기회가 필요한 순간에 먼저 다가가는 것 역시 의료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지난 7월 22일, 대한여한의사회와 함께 서울여성가족재단에서 진행한 ‘2026 여가살롱Ⅱ’ 행사에 참여해 시민 건강상담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이번 활동은 시민들이 자신의 스트레스와 정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지역사회 건강 나눔 활동이었습니다.
대한여한의사회 기획이사로서 참여한 공익 활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평소 진료실에서 만나던 많은 환자분들의 고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화병
진료실을 넘어, 시민들의 마음 건강을 돌보다
요즘 많은 분들이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몸이 계속 무겁다”,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다는데 마음과 몸이 힘들다”, “스트레스를 받은 뒤 잠, 소화, 통증이 함께 나빠진다”고 이야기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음과 몸을 분리하지 않고 바라보았습니다. 스트레스와 감정의 변화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았고, 이를 대표적으로 설명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화병(火病)입니다.
이번 건강상담에서는 시민분들의 정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화병 설문과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SS)를 활용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총 31명의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56세였습니다. 상담 결과 약 23%에 해당하는 7명이 화병 단계로 평가되었으며, 45% 이상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화병 단계에 해당한 분들은 모두 높은 스트레스 수준을 함께 보였습니다. 물론 이번 결과는 행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조사이기 때문에 전체 시민의 상황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이고 관리되지 않을 때 마음의 불편함뿐 아니라 신체적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설문 결과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방법도 함께 안내했습니다.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혈자리와 손, 손목, 머리와 목 주변의 간단한 지압법을 직접 알려드렸는데, 많은 시민분들이 “집에서도 해볼 수 있겠다”며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활동은 오랜만에 예전 의료봉사 현장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행사장에서 사이즈가 안 맞는 큰 가운을 입고 시민분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과거 콤스타(KOMSTA) 해외의료봉사 현장에서 낯선 환경 속에서도 환자분들을 만나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진료 공간과 환경은 달랐지만, 누군가의 건강 고민을 듣고 작은 도움이라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봉사의 설렘과 의미를 다시 경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참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활동을 하며 다시 느낀 점은 건강이라는 것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미리 살피고 관리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스트레스, 수면 문제, 만성 피로, 소화 불편, 원인을 알기 어려운 통증처럼 현대인들이 흔히 경험하는 증상들은 몸과 마음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움한의원에서도 평소 자율신경, 스트레스 관련 증상, 만성적인 피로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시민 건강상담 활동 역시 진료실 안에서의 고민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또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대한여한의사회와 함께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한의학이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 함께 돌볼 수 있는 의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여해 주신 시민분들과 함께 행사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